'음식 문화는 소주 문화의 초석'
기리시마주조에 깊이 뿌리내린 이 생각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음식 문화는 소주 문화의 초석'
기리시마주조에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듣게 되는 말이다.
이 철학을 하나의 기획으로 구현한 것이 바로 1987년부터 2020년까지 33년간 장기 연재된 '맛있는 것은 맛있다.'이다.
이 기획의 출범 과정을 대표이사 전무 에나쓰 다쿠조우가 되돌아보았다.
'맛있는 것은 맛있다.'는 기리시마주조의 고향인 미야자키현의 맛있는 음식과 지역 생산자를 취재해 신문 광고 등을 통해 소개하는 기획이다. 기리시마 소주가 식사와 함께 즐기는 술이라는 점을 알리는 것이 목적이었다.
기획이 시작된 1987년 당시 기리시마주조는 본사가 있는 미야코노조를 중심으로 고구마 소주를 제조·판매하는 하나의 양조장에 불과했다.
그러한 상황에서 보리와 메밀을 원료로 한 소주가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당시 기획실장이기도 했던 다쿠조우는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절실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러한 배경 속에서 시작된 것이 바로 '맛있는 것은 맛있다.'였다.
"'맛있는 것은 맛있다.'라는 기획은 광고라기보다 오히려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탄생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다쿠조우는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구상 단계에서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지역성이었다. 미야자키에는 독자적인 음식 문화와 소주 문화가 존재했다. 그 뿌리를 찾고 싶었다. 그 문화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싶었다. 그 마음은 점점 커져 갔고, 다쿠조우는 직접 현내 여러 지역을 찾아다니며 다양한 생각을 거듭했다.
그 과정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가 '사노보리'였다. '사노보리'란 모내기를 하는 농가 서너 곳이 함께 협력해 일을 마친 뒤, 모두가 둘러앉아 식사를 나누는 풍습이다. 땀을 흘려 지치면 근처 둑에 돗자리*를 펼쳐 놓고, 조림 요리와 숯불에 구운 토종닭 같은 음식과 함께 소주를 즐긴다. 그렇게 마시는 소주가 가장 맛있게 느껴진다고 한다.
*짚 등을 엮어 만든 돗자리.
다쿠조우는 일본의 전통 제례 공연인 '가구라'에서도 이러한 '사노보리'와 통하는 점을 느꼈다. 지역마다 형식은 다르지만, 저녁부터 새벽까지 밤새도록 춤이 이어지는 동안 남녀노소가 함께 모여 힘을 보태고, 민물고기를 다시마로 말아 만든 요리와 메밀 등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 그리고 소주가 함께 차려진다. 산간 마을에서는 각 취락이 서로 떨어져 있어 일상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사람들과의 새로운 만남이 이루어졌다. 축제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 주는 장이기도 했던 것이다.
이후 민속학 관련 문헌도 적극적으로 탐독한 다쿠조우는 '음식과 술, 그리고 축제가 없으면 교류는 생겨나지 않는다'는 학설을 접했고, 깊이 공감했다.
그는 "이것은 이 지역만이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나 통하는 생각이다"라고까지 느꼈다.
"지역 식재료에 초점을 맞추고 사람들이 즐겁게 식탁을 둘러앉는 모습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소주는 즐거운 시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맛있는 것은 맛있다.'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기획은 시작되었지만 초기에 참여한 인원은 3~4명뿐이었다. 모든 작업은 수작업으로 이루어졌다.
농협과 어협, 대학, 생산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지역의 식문화 정보를 수집한 뒤 현장을 찾아 취재를 진행했다. 기사 역시 다쿠조우가 직접 집필했다.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그 지역의 풍경이 마치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펼쳐지도록 만들겠다는 것만은 처음부터 정해 두었습니다."
글을 쓸 기회가 많지 않았던 다쿠조우는 처음에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확실한 성과를 느끼게 되었다.
사진 촬영 방법 역시 누구에게 배운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고민하며 수많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냈다.
예를 들어 날치 편에 실린 사진은 실제 바다 위에서 촬영한 것이 아니었다. 여러 겹의 유리판에 라드를 발라 바다 수면처럼 보이게 하고, 낚싯줄을 이용해 날치가 나는 모습을 재현한 것이었다.
이러한 창의적인 연출 덕분에 실제 바다 위에서 촬영한 것 같은 역동적인 사진이 완성되었다.
또한 당시에는 가축 사료로 쓰일 정도로 저평가되던 생선인 메히카리를 다룬 기사를 계기로, 메히카리의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지역 특산품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어느새 다쿠조우가 집필한 기사는 약 400편에 이르렀다. 전체 800편이 넘는 기사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분량이었다.
미야자키현의 풍부한 음식 문화에 힘입어 '맛있는 것은 맛있다.'는 33년 동안 이어졌고, 2020년 막을 내렸다. 신문 광고 연재로서는 이례적일 만큼 긴 역사를 이어 온 기획이었다. 그 긴 시간 동안에도 기리시마 소주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어디까지나 지역의 음식이 주인공이라는 원칙을 끝까지 지켜 왔다.
이 또한 당시 광고로서는 매우 드문 접근이었다. 다쿠조우는 늘 이렇게 말했다. "겸손해야 합니다. 음식이 맛있기 때문에 소주도 맛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음식 문화는 소주 문화의 초석'
이 말은 다쿠조우가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확신을 담아 전한 의지 그 자체였으며, 지금도 기리시마주조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맛있는 것은 맛있다.'는 하나의 막을 내렸지만, 그 과정에서 길러진 정신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어져 기리시마주조의 흔들림 없는 지침으로 남아갈 것이다.
※20세 미만인 분에게 음주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