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간 소주를 빚어온 기업. 시행착오 끝에 무알코올 제품 개발을 통해 마주한 새로운 풍경.
"핫코우아마사케 시로코지". 기리시마 주조가 창업 10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거의 다루지 않았던 분야인 무알코올 제품이다.
지금까지 소주 제조사로서의 실적을 쌓아온 가운데, 왜 지금 무알코올 제품을 출시했을까. 이번 개발에 참여한 기획실의 야마모토 리호와 연구개발부의 세토구치 쇼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개발 계기는 '소주의 마을 Kirishima Factory Garden'에 있는 한 상점의 상담이었습니다.
"운전대를 지키는 사람이나 술을 마실 수 없는 사람들도 마실 수 있는 제품을 원해요."
이 시설은 매일 많은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로 붐비지만, 방문객 대부분은 차량을 이용한다. 운전자나 아이들도 기리시마 주조를 보다 폭넓게 체험하길 바랐다. 그것이 이 시설에 담긴 바람이었다.
마침 그 무렵, 연구개발부에서는 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유망한 기능성을 지닌 코지를 발견하고, 식품으로의 활용을 검토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그 코지를 활용해 당시 시장이 확대되고 있던 아마자케에 주목해 시제품을 만들고 시음해 보니,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확실한 가능성을 느꼈다. 이렇게 해서 기리시마 주조의 아마자케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개발 팀이 출범했을 당시, 팀 내에는 아마자케에 익숙하지 않거나 다소 거리감을 느끼는 멤버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아마자케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충분하지 않은 기리시마 주조가, 계속해서 성장하는 시장 속에서 무기로 삼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들이 도달한 해답은 발상의 전환이었다. “우리만이 만들 수 있고, 아마자케를 어려워하는 사람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아마자케의 기준을 만들자.” 이 팀이었기에, 지금까지 소주 제조사로서 축적해 온 기술을 살려 기존의 상식에 얽매이지 않은 아마자케를 만들어낼 수 있다.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해졌다.
완성된 제품 "핫코우아마사케 시로코지"는 백코지를 사용한 아마자케다.
아마자케에 흔히 사용되는 코지는 청주 제조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황코지이지만, 소주 제조에 주로 사용되며 구연산을 생성하는 백코지를 활용함으로써 산뜻하고 깔끔한 맛을 구현했다. 여기에 더해 백코지 가운데서도 배양 시간이 일반보다 짧은 어린 코지(와카코지)를 사용해 산미가 지나치게 강해지지 않도록 조절했다. 그 결과, 기존 아마자케 특유의 걸쭉한 질감이나 강한 단맛을 부담스러워하던 사람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아마자케가 탄생했다.
당시 아마자케 시장에서는 백코지를 사용한 제품이 거의 없었고, 맛의 차별화 또한 꾀할 수 있었다. 소주 제조사만의 발상이 집약된, 기리시마 주조다운 제품이 탄생한 것이다. 또한 "甘酒"라는 표기 역시 산뜻하고 부드러운 음용감을 특징으로 하는 제품의 이미지에 맞춰, 한자를 사용하지 않고 탁점까지 제거한 "あまさけ"라는 상품명으로 정하기로 했다.
출시에 이르기까지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난관이 있었다.
“힘들었던 점이요? 정말 모든 게 다 쉽지 않았어요.” 야마모토와 세토구치는 이제는 웃음을 섞어 이렇게 회상한다.
“저희는 아마자케의 역사와 문화를 처음부터 다시 공부했고, 50종이 넘는 아마자케 제품을 직접 마셔보며 고유의 맛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사내외에서 시음을 진행하고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수차례에 걸쳐 시제품을 개선해 나갔죠. 회사 안에 관련된 지식도, 경험도, 매뉴얼도 없는 상황에서 한 걸음 한 걸음 더듬어 가며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개발 팀에게 있어 고된 날들만으로 채워진 것은 아니었다.
“어떻게든 하나를 해결하고 조금 앞으로 나아가면, 또 새로운 과제가 앞을 가로막곤 했어요. 그런 일이 반복되긴 했지만, 하나하나 극복할 때마다 시야가 트이는 기쁨이 이어지기도 했죠. 개발 팀 모두가 긍정적이어서, ‘다음은 또 뭐가 나올까?’ 하는 마음으로 즐기며 임했습니다.”
오랜 역사 속에서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질 경우, 그에 대한 반발이나 역풍이 불어도 이상할 것은 없다. 그러나 사내 분위기는 아마자케 개발을 향해 매우 협조적이었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음 설문에는 맛에 대한 의견과 함께 “개발에 참여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 “출시되면 아이에게 마시게 하고 싶다”와 같은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졌고, 그것 역시 개발을 밀어주는 또 하나의 순풍이 되었다.
현재 "핫코우아마사케 시로코지"는 소주의 마을 Kirishima Factory Garden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개발 당시 “운전하는 사람이나 아이들에게도 기리시마 주조를 더 많이 체험하게 하고 싶다”는 바람을 실현한 이 아마자케는, 폭넓은 고객층으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두 살쯤 된 아이가 '핫코우아마사케 시로코지'를 맛있게 마시는 모습을 봤을 때, 정말 열심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가슴 깊이 차올랐어요.” 두 사람은 기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한다.
어린 아이들이 기리시마 주조의 제품을 마시는 모습. 이는 지금까지의 기리시마 주조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풍경을 열어젖힌 것이었다. 물론 여기서 만족하고 끝낼 생각은 없다. 무알코올 시장이라는 새로운 길에서 이루고 싶은 이상은 아직도 많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나, 다음에는 어떤 새로운 풍경을 개척해 나갈 것인가. 기리시마 주조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20세 미만인 분에게 음주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