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터너블 병에 실려, 그 마음은 고객에게 전해진다.

일승병의 품질을 지켜내는 검사원들.
그 순간의 판단이 곧 품질을 떠받치고 있다.

‘모타이나이(아깝다)’라는 말이 상징하듯, 일본에는 예로부터 생활용품을 함부로 버리지 않고 재사용하는 문화가 깊이 뿌리내려 왔다. 에도 시대에는 종잇조각이나 기모노를 수거하는 상인이 존재했고, 금속 제품이나 옻칠 기물을 수리하는 장인들도 다수 활동했다고 전해진다.
메이지 시대 초기에 각종 서양 술의 수입이 시작되며 유리병이 일본에 들어오자, 사용이 끝난 병을 사들여 다시 판매하는 상업 활동이 생겨났다. 이러한 리유스 문화는 1901년 일본에서 유리병의 국내 생산이 시작되고, 1,800ml 용량의 ‘일승병’에 담긴 사케가 등장하면서 한층 더 확산되었다. 이것이 훗날 ‘리터너블 병’이라 불리게 되는, 재사용되는 병의 원형이다.

리터너블 병이란 사용 후 회수·세척을 거쳐, 유리병 그대로 다시 상품으로 재사용되는 병을 말하며, 일본에서는 100년 이상 전부터 사용되어 왔다고 전해진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전임 사장의 방침에 따라, 기리시마 주조의 일승병 라인에서는 현재도 리터너블 병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설명해 준 이는 보틀링부의 야마시타 미쓰히로다.
당시 전국적으로 재사용률이 높았던 일승병의 흐름 속에서,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기리시마 주조에서도 리터너블 병의 사용이 시작되었다.
소주를 병이나 팩에 담는 공정은 보틀링부가 맡고 있으며, 용기 종류에 따라 라인을 나누어 작업한다. 그중에서도 일승병 라인은 다소 특별한 공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치스케 등 일부 상품은 제외

리터너블 병을 사용한다는 것은, 보틀링 공정에서의 세척과 검사가 일반 용기보다 한층 더 엄격하게 요구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세척이 끝난 뒤에는 병에 흠집이나 깨짐이 없는지를 철저히 확인하는 검사가 이어진다. 이 검사는 라인에 설치된 공병 검사기 1대와 검사원 3명에 의한 육안 검사라는, 이중의 엄격한 체제로 진행되고 있다.
3명의 검사원은 각각 입구 부분, 몸통 부분, 바닥 부분을 담당해 역할을 나누고, 백라이트 앞을 지나가는 병 하나하나에 시선을 집중한다. 분당 약 160병. 그 속도로 흘러가는 병들을 순간적으로 판별해 내야 한다.

“눈을 깜빡일 틈도 없을 만큼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눈의 피로를 덜어주는 안약은 필수품이죠.”
이렇게 말하는 스에하라 리코 역시 검사원 가운데 한 사람이다.
검사원은 보틀링부 내에서도 훈련을 받고 시험에 합격한 사람만 맡을 수 있는 특별한 역할이다. 한 사람의 검사원으로 독립하기까지는 약 6개월에서 1년에 이르는 훈련이 필요하며, 보틀링부 직원이 다수인 가운데서도 일승병 라인에서 검사원으로 인정받은 직원은 약 15명*에불과하다.
*2024년 5월 기준

“사람의 집중력은 20~30분이 한계라고들 하잖아요. 그래서 20분 교대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요구되는 집중력과 인내력은 마치 아스리트를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흠집이 있는 병의 샘플을 몇 개 보여받았지만, 일반인의 눈으로는 구별하기 어려운 것도 있었다. 검사원이 아닌 야마시타 역시 “저도 ‘어디에요?!’ 하고 알아차리지 못할 때가 있어요” 라며 쓴웃음을 짓는다. 그런 미세한 흠집을 검사원들은 순간적으로 찾아내고 있는 것이다.
스에하라는 이렇게 말한다.
“병에 손이나 입이 닿을 가능성이 있는 이상, 우리는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뒤 고객의 안전을 보장해야 합니다. 그것은 제조 현장의 분들이 소주의 품질에 쏟는 마음과 조금도 다르지 않아요.”

왜 검사기를 더 늘리지 않는지에 대해, 소박한 의문을 던져 보았다. 이에 대해 야마시타는 이렇게 답한다.
“기계는 흠집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정’할 수는 있어도, 그것이 OK인지 NG인지에 대한 ‘판단’까지는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 번이라도 시장에 유통되었던 병이다. 어느 정도의 흠집은 반드시 존재한다. 그 흠집이 파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지, 상품으로서 외관상 문제가 없는지와 같은 관점에서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리터너블 병을 사용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리고 그 판단은, 현재로서는 기계가 담당하기 어려운 영역이기도 하다.
“AI나 카메라 성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요즘, 검사 체계를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과제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소주 빚기는 자연의 혜택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렇기에 환경 부담을 최소화한 소주 제조 방식을 끊임없이 모색해 나갈 필요가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 방법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고객이 맛있는 소주를 안심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만큼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검사원들의 사람의 눈에 의한 엄격한 검사 체계가, 오늘도 기리시마 주조의 품질을 굳건히 떠받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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