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현 최대 번화가 니시타치를 밝힌 것은 디자인의 힘이었다.

사람과 거리, 그리고 기리시마를 이어준 플래그는
코로나 시기의 거리를 계속해서 응원해왔다.

미야자키시 다치바나도리 서쪽에 위치한 미야자키현 최대의 번화가, 통칭 '니시타치'. 그 거리의 가로등에 내걸려 거리를 물들이고 있는 것이 바로 '니시타치 기리시마 플래그'다. 이 플래그 게양 기획에 참여해온 니시타치 마을만들기 협동조합의 사이토 토모아키와 기획실의 야마구치 후미토모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니시타치 마을만들기 협동조합과 기리시마 주조의 인연은 협동조합이 출범한 2000년 무렵부터 시작됐다. 당시의 니시타치는 매우 어두운 분위기의 거리였고, 가로등 정비 사업이 진행되고 있었다고 한다. 그 무렵 조합 대표가 대표이사 전무인 에나쓰 다쿠조우에게 어떻게든 거리를 밝게 만들고 싶다는 뜨거운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
그 마음에 깊이 공감한 기리시마 주조는 2001년부터 니시타치와 미야자키현 내 디자이너 양쪽 모두를 활성화한다는 목적 아래, 응모자를 모집해 수상 작품을 게양하는 공모전 형식의 플래그 디자인 공모를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니시타치 기리시마 플래그 프로젝트다.

"어두웠던 거리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밝아졌다고 느낍니다. 태풍 대책 때문에 플래그를 철거했을 때는 왜 떼어냈냐는 문의도 들어왔습니다. 그 정도로 이제는 계절 풍경 같은 존재로 자리 잡아, 플래그가 있는 것이 너무나 당연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사이토는 이렇게 말했다.

현재는 기리시마 주조 직원으로서 니시타치 기리시마 플래그에 관여하고 있는 야마구치지만, 이전에는 다른 회사의 디자이너로서 이 공모전에 참가하는 입장이었다.
"지역 미야자키를 응원하는 기획이었고, 제약도 적어서 자유롭게 자신의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실력을 시험하는 무대로 계속 참가해왔습니다. 현내 디자이너분들을 만날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 보니, 매년 열리는 공모 설명회는 동창회처럼 교류를 깊게 하는 자리가 되곤 했습니다." 야마구치는 당시를 돌아보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2001년부터 한 번도 끊기지 않고 이어져 온 이 프로젝트였지만, 20주년을 맞는 2021년에 중단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 때문이었다.
"저희 역시 니시타치와 함께 걸어왔다는 마음이 있었기에, 이 프로젝트를 끊기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기획에 아직 더 많은 가능성과 고민의 여지가 있다고 느끼고 있기도 했습니다." 야마구치는 이렇게 말했다.

공모전은 개최할 수 없다. 하지만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일은 있을 것이다. 그런 갈등 속에서 창고를 정리하던 중, 약 20년간의 멋진 플래그 디자인들이 잠들어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 디자인들을 다시 한번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고 싶었다. 니시타치에 걸려 있던 플래그를 다시 니시타치에서 빛나게 하고 싶었다. 그런 마음에 이끌려 플래그 재활용 계획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평소 장보기 등에서 음식점들이 사용하기 쉽고, 또 사람들이 실제 사용하는 모습을 거리에서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플래그는 토트백으로 리메이크하기로 했다. 토트백을 사용할 점포를 모집하자 신청은 금세 마감됐다.

"이 가방이 실제로 니시타치에 걸려 있던 플래그였다는 스토리가 정말 좋습니다. 받으신 분들도 무척 기뻐해주셨습니다." 사이토는 그렇게 말했다.
"이 정도까지 해주는 제조사는 좀처럼 없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접어들며 니시타치의 활기가 사라졌을 때, 약 1,200개 모든 점포에 ‘힘내세요’라는 의미로 소주 한 상자씩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런 배려 덕분에 폐업을 포기한 가게의 마담도 실제로 계셨습니다. 기리시마 주조에는 조직 차원에서도 감사하고 있지만, 각 점포들도 역시 큰 고마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마음이 담긴 플래그를 보고 있으면 힘이 나죠. 이 플래그는 니시타치의 스피릿입니다."

1년간의 휴지기를 거쳐 2022년, 니시타치 기리시마 플래그 공모전은 다시 시작됐다. 지금까지는 일관되게 사계절을 디자인 테마로 내세워왔지만, 이 해부터는 매년 다른 주제로 디자인을 모집하게 됐다. 2022년의 테마는 협동조합 엠블럼에 사용되고 있는 'HAPPY NIGHT'. 계절감을 없앤 대신 비비드하고 밝은 작품들이 많아졌고, 보다 니시타치에 밀착된 디자인이 늘어났다.

제20회 니시타치 기리시마 플래그 디자인 공모전 수상 작품

토트백 제작과 공모전 리뉴얼을 계기로 니시타치에서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협동조합과 기리시마 주조의 커뮤니케이션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과거의 플래그들도 아직 창고에 남아 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니시타치 플래그를 알 수 있도록, 플래그의 형태를 바꾸어 일반 사람들의 손에도 닿게 하는 새로운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제2막이 시작된 느낌이라고 할까요. 지금은 정말 단단히 손을 맞잡고 함께 해나가고 있습니다. 거리 전체를 디자인한다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같이 해나가고 싶습니다." 사이토는 그렇게 말했다.

"디자이너분들의 마음도, 기리시마 주조의 마음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제 시선을 살려, 앞으로는 플래그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는 방식으로도 디자인의 힘을 통해 니시타치의 번영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야마구치는 이렇게 말했다.
누구나 고개를 숙이기 쉬웠던 코로나 시기에, 다시 얼굴을 들게 하는 계기가 되어준 가로등의 플래그. 앞으로도 니시타치의 미래를 밝게 비추는 상징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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